마키아벨리의 생애와 사상은 프로메테우스적 자유를 실천하고자 하는 인간은 항상 비운(悲運)을 맞이하며, 이를 꿈꾸는 인간은 비애의 사상가로 남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점에서 서양 근대의 고뇌와 딜레마는 고대의 신화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니콜로 마키아벨리-서양 근대 정치사상의 탄생〉 강정인, 김용민, 황태연 엮음, 《서양 근대 정치사상사》
문제는, 이처럼 서구의 민주주의 경험이 보편적·일반적인 모델로서 제시될 때 흔히 그것에 대한 이상화(理想化)를 동반한다는 데 있다. 그리고 이 같은 이상화가 공개적 혹은 암묵적으로 비서구 사회의 민주화 경험과 민주주의를 일탈이나 왜곡으로 비하하게 되는 계기로 작용하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 민주주의를 둘러싼 서구 근대의 경험은 일반화가 상당히 곤란하며 거기서 어떤 보편적 모델을 추출해 내기란 대단히 어렵다.
〈책머리에〉, 강정인·김수자·문지영·정승현·하상복, 《한국 정치의 이념과 사상: 보수주의·자유주의·민족주의·급진주의》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