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수

대한민국의 시인 (1922–2004)

어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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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 〈꽃〉
  • 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다.
    나의 손이 닿으면 너는
    미지의 까마득한 어둠이 된다.
    • 〈꽃을 위한 서시〉
  • 빗발은 한 치 앞을 못 보게 한다.
    왠지 느닷없이 그렇게 퍼붓는다.
    지금은 어쩔 수 없다고.
    • 〈강우〉
  • 3월에 눈이 오면
    샤갈의 마을의 쥐똥만 한 겨울 열매들은
    다시 올리브 빛으로 물이 들고
    밤에 아낙들은
    그해의 제일 아름다운 불을
    아궁이에 지핀다.
    •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