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질로 이루어진 식물

관련 어록 편집

  •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 사람들이 하는 일은 하지 않으려고
    풀이 되어 엎드렸다
    풀이 되니까
    하늘은 하늘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햇살은 햇살대로
    내 몸 속으로 들어와 풀이 되었다
    나는 어젯밤 또 풀을 낳았다
    • 김종해, 〈풀〉
  • 풀에도 남북
    바람에도 남북
    구름에도 남북
    다람쥐에게, 노루에게, 사슴에게, 늑대와 호랑이에게도 남북이 있는가
    • 김지하, 〈풀에도 남북이 있는가〉
  • 비에 젖은 풀잎을 밟고 오시는 당신의 맨발
    빗소리와 빗소리 사이를 빠져나가는 당신의 나신
    종아리에 핏빛 여린 생채기 진다.
    가슴팍에 예쁜 핏빛 무늬가 선다.
    • 나태주, 〈비에 젖은 풀잎을〉
  • 나는
    풀잎을 사랑한다.
    뿌리까지 뽑으려는
    바람의 기세에도
    눈썹 치켜올리는
    그 서릿발같은 마음 하나로
    참고 버티는

    풀잎을
    나는 사랑한다.

    • 이준관, 〈풀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