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기
대한민국의 음악가, 뮤지컬 연출가 (1951–2024)
- 돈 벌어 대는 것도 좋긴 하지만
무슨 통뼈 깡다구로 만날 철야요
누구는 하고 싶어 하느냐면서
힘 없이 하는 말이 폐병삼기래
-소리굿 '공장의 불빛' 중
- 눈 앞에 보이는 수많은 모습들
그 모두 진정이라 우겨 말하면
어느 누구 하나가 홀로 일어나
아니라고 말할 사람 누가 있겠소
-'친구' 중
- 무궁화꽃을 피우는 아이
이른 아침 꽃밭에 물도 주었네
날이 갈수록 꽃은 시들어
꽃밭에 울먹인 아이 있었네
-'꽃피우는 아이' 중
- 서산에 붉은 해 걸리고
강변에 앉아서 쉬노라면
낯익은 얼굴이 하나 둘
집으로 돌아온다
늘어진 어깨마다 퀭한 두 눈마다
빨간 노을이 물들면
웬지 마음이 설레인다
- '강변에서' 중
- 내 고향 가는 길 매서운 북녘길
찬 바람 마른 가지에 윙윙거리고
길가에 푹 패인 구덩이 속엔
낙엽이 엉긴 채 살얼음 얼었네
눈보라 내 눈 위에 녹아 흐르니
내 더운 가슴에 안아볼거나
뿌리채 뽑혀버린 나무등걸에
내 더운 눈물 뿌려 잎이나 내어보세
-'고향가는 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