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용
조선의 실학자, 철학자 (1762–1836)
정약용(丁若鏞, 1762년 음력 6월 16일, 경기도 남양주 ~ 1836년 음력 2월 22일)은 조선 정조 때의 문신으로, 정치가이자 철학자, 공학자이기도 했다.
어록
편집- 이 편지가 번화가에 떨어져 나의 원수가 펴보더라도 내가 죄를 얻지 않을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써야 하고, 또 이 편지가 수백 년 동안 전해져서 안목 있는 많은 사람들의 눈에 띄더라도 조롱 받지 않을 만한 편지인가를 생각하면서 써야 한다.
- 이기적이고 남을 배려하지 않는 자들이 공직자가 되면 방자하고 교만하며 사치해져선, 절제하지 않고 손이 닿는대로 함부로 써버린다. 탐용스러운 자는 주위 사람들과 일을 꾸미게 되고, 한번 일을 꾸미면 그 이득을 나눠야되고, 결국 그것은 국민들의 세금을 갉아먹는 짓이다! -- 《목민심서》 율기6조(절용)
- 사용을 절약하는 것은 무릇 사람마다 능히 할 수 있으나, 공고를 절약하는 이는 드물다. 공물 보기를 사물처럼 한다면, 그는 곧 어진 목민관이다. -- 《목민심서》 율기6조(절용)
- 하늘은 사람에게 '스스로 주인이 될 권리를 주었다.
- 독서야말로 인간이 해야 할 첫째의 깨끗한 일이다.
- 무릇 천자는 어떻게 하여 그 지위를 가진 것인가? 하늘에서 천자가 내려와 즉위한 것인가, 아니면 땅에서 솟구쳐 나와 천자가 된 것인가? 5가가 1린이 되고 5가에서 우두머리로 추천된 자가 인장이 된다. 5린이 1리가 되고 5린에 의해서 우두머리로 추천된 자가 리장이 된다. 5비가 1현이 되고, 5비에 의해서 우두머리로 추천받은 자가 현장이 된다. 여러 현장이 함께 추대한 자가 제후가 되고, 제후들이 함께 추대한 자가 천자가 되니, 천자란 여러 사람들이 뽑아서 만들어진 자이다.[1]
- 탕론 원문: 夫天子何爲而有也。將天雨天子而立之乎。抑涌出地爲天子乎。五家爲鄰。推長於五者爲隣長。五鄰爲里。推長於五者爲里長。五鄙爲縣。推長於五者爲縣長。諸縣長之所共推者爲諸侯。諸侯之所共推者爲天子。天子者。衆推之而成者也。
- 털려고 들면 먼지 없는 이 없고 덮으려고 들면 못 덮을 허물 없으되 누구의 눈에 들기는 힘들어도 그 눈 밖에 나기는 한 순간이다.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편집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박석무 편역)
- 근본을 두텁게 배양하기만 하고 얄팍한 자기 지식은 마음속 깊이 감추어두기를 간절히 바라고 바란다.
- 독서라는 것은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깨끗한 일일 뿐만 아니라, 호사스런 집안 자제들에게만 그 맛을 알도록 하는 것도 아니고 또 촌구석 수재들이 그 심오함을 넘겨다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 독서를 하려면 반드시 먼저 근본을 확립해야 한다. 근본이란 무엇을 일컬음인가. 학문에 뜻을 두지 않으면 독서를 할 수 없으며, 학문에 뜻을 둔다고 했을 때는 반드시 먼저 근본을 확립해야 한다. 근본이란 무엇을 일컬음인가. 오직 효제(孝弟)가 그것이다.
- 『예기』의 「내칙」편에는 음식에 관한 것을 비롯해 작은 예절이 많이 적혀 있는데, 이것은 성인의 가르침이란 물정(物情)을 알게 하는 데서 출발하는 것이지 결코 동떨어지고 미묘한 곳에서 시작되지 않음을 알게 한다.
- 뜻이 세워져 있지 않고 학문은 설익었으며 삶의 대도(大道)를 아직 배우지 못하고 위정자를 도와 민중에게 혜택을 주려는 마음가짐을 지니지 못한 사람은 시를 지을 수가 없는 것이니, 너도 그 점에 힘쓰기 바란다.
- 무릇 스스로 할일을 다 하고 하지 말아야 될 일은 삼가하여 살아도 부형(父兄)들의 가슴엔 원망이나 불평들이 쌓일 수 있다. 평상시에는 이런 감정들을 내색 않다가 응당 간섭해야 될 일이 있을 때 때로 자기도 모르게 폭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럴 때 너희들은 그 일만 가지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일이 왜 내가 잘못한 일인가, 왜 이같이 처리하시는가'라고 서운해하겠지만 실은 오래전의 잘못 때문이지 단순히 이번 잘못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도록 하거라.
- 폐족에서 재주있는 걸출한 선비가 많이 나오는 것은, 하늘이 재주있는 사람을 폐족에서 태어나게 해서 그 집안에 보탬이 되게 하련느 것이 아니다. 부귀영화를 얻으려는 마음이 근본정신을 가리지 않아 깨끗한 마음으로 독서하고 궁리하여 진면목과 바른 뼈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사람은 집안에 화기(和氣)가 있도록 힘써야 한다. 일가끼리 자리를 같이한다거나 가끔 친한 손님이 찾아오면 기쁜 마음으로 맞아 대접하고 하룻밤이라도 더 주무시고 가게 하여 마음을 흐뭇하게 해주어야 한다. 만약 단정하게 무릎 꿇고 앉아 천천히 안부만 묻고는 말도 않고 웃지도 아니하고 무뚝뚝하게 대하여 손님을 어색하게 만들어 손님이 일어나 가겠다고 하면 만류도 하지 않고 보내면서 마루에 내려서지도 않는다면, 여러 사람이 상대해주지 않을 것이며 필경 평생의 복을 망쳐버리는 일이 될 것이니 부디 깊이 조심하도록 하라.
- 무릇 재화를 비밀리에 숨겨두는 방법으로 남에게 시혜(施惠)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게 없다. 시혜해버리면 도적에게 빼앗길 걱정이 없고 불이 나서 타버릴 걱정이 없고 소나 말로 운반하는 수고도 없다.
- 한글자는 근(勤)이고 또 한글자는 검(儉)이다. 이 두글자는 좋은 밭이나 기름진 땅보다도 나은 것이니 일생 동안 써도 다 닳지 않을 것이다.
- 무릇 한가지 하고픈 일이 있다면 목표 되는 사람을 한명 정해놓고 그 사람의 수준에 오르도록 노력하면 그런 경지에 이를 수 있으니, 이런 것은 모두 용기라는 덕목을 통해 할 수 있는 일이다.
- 일찍이 티끌만큼도 남의 잚소을 용서해주지 않았는데 출렁거리는 넓은 강물처럼 타인의 허물을 포용할 수 있겠느냐? 국량의 근본은 용서해주는 데 있다. 용서할 수만 있다면 좀도둑같이 좁은 마음을 지닌 사람이라도 참을 수 있는데 하물며 보통사람에 있어서랴?
- 옛날 어진 임금들은 사람을 쓰는 데 있어 적시적소에 배치하는 지혜까 있었다. 눈이 먼 소경은 음악을 연주하게 하였고 절름발이는 대궐문을 지키게 하였고 고자는 후궁의 처소를 출입게 하였고, 꼽추, 불구자, 허약하여 쓸모없는 사람이라도 적당한 곳에 적절하게 용무를 맡겼다. 그러니 이 점에 대하여 항상 연구하도록 하여라. 집에 사내종이 있는데도 너희는 항상 말하길 힘이 약해서 힘드는 일을 시키지 못한다 하였는데, 이는 너희들이 난쟁이에게 산을 뽑아내라는 식의 가당치 않은 일을 맡기고 있기 때문에 힘이 약하다고 걱정하는 것이다.
-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은 한때의 재해를 당했다 하여 청운(靑雲)의 뜻을 꺾어서는 안된다. 사나이의 가슴속에는 항상 가을 매가 하늘로 치솟아오르는 듯한 기상을 품고서 천지를 조그마하게 보고 우주도 가볍게 손으로 요리할 수 있다는 생각을 지녀야 옳다.
- 옛날에 불초자로 조괄이란 사람을 맨 먼저 꼽았지만 조괄은 그래도 아버지의 글을 잘 읽어 뒷날에 전해주었다. 다만 요령이 부족했을 뿐이다. 너희들은 나의 책을 읽을 수도 없이니, 만약 반고(班固)에게 사람의 등급을 가르게 했더라면 너희들을 조괄의 아래에 두었을 것이다.
- 요순시대 통치수단과 정책의 근본은 고적을 떠나서는 말할 수 없습니다. 얼굴을 대면하여 직접 아뢰는 것이 고적법으로서는 가장 좋은 방법이고, 차선책으로는 자신의 공적사항을 기록해서 올리는 일입니다.
- 오랫동안 백성들 사이에서 살며 백성들의 물정을 보았습니다. 시골의 장터가 마을마다 설치되어 있는데, 이것이야말로 커다란 폐속입니다. 재산을 낭비하고 농사짓는 일을 어지럽히며 술주정을 부리고 싸움판을 벌이는 일과 도적질하고 사람을 죽여 쓰러뜨리는 일 같은 변란이 일어나는 이유가 모두 장터 때문입니다.
- 선생께서는 요즈음 수학(數學)을 전공하시더니 문자(文字)를 보면 반드시 수학적으로 해결하려 하시는군요. 이는 마치 선유(先儒) 중에 선(禪)을 좋아하는 사람이 불법(佛法)으로 『대학(大學)』을 해석하려던 것과 같고, 또 정현(鄭玄)이 성상(星象)을 좋아하여 성상으로 『주역』을 해석하였던 것과 같습니다. 이런 것은 어느 곳에 치우쳐서 두루 섭렵하지 못한 데서 오는 병통인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고악(古樂)이 없어진 것은 전적으로 수학의 탓입니다. 수학이란 악가와는 상극입니다.
- 세상이 아무리 더럽고 풍속이 사치스럽다 하더라도 구장(九章)의 옷을 감히 입지 못하는 것은 곤의(袞衣)라는 이름이 있기 떄문이며, 구류(九旒)의 관(冠)을 감히 쓰지 못하는 것은 거기에 면류관(冕旒冠)이라는 이름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름이 존재하면 사람들이 그래도 두려워하지만 이름이 없어지면 분수에 넘친 짓을 하고 업신여기며 질서가 무너져서 어찌할 수 없게 됩니다.
- 공자께서는 자로(子路) 염구(冉求) 등에게 늘 정치적인 일을 가지고 인품을 논하였고, 안자(顔子)가 도를 물을 떄도 반드시 나라를 다스리는 것으로 대답하였으며, 각자의 뜻을 이야기하라고 할 떄도 역시 정사(政事)를 하는 것에서 대답을 구하였다. 따라서 공자의 도는 그 효용이 경세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각주
편집- ↑ 우리역사넷 (Korean history network) (한국어).